성곽의 규모와 형식에 대한 분석은 방어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다. 성곽의 규모는 성 둘레와 성 높이가 중요한 요소이며, 성벽의 기울기는 안정성과 방어력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사용되는 성 돌의 형태와 재질에 따라 축조 방식이 달라지며, 지형에 따라 성벽 높이도 조절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성곽의 규모에 대해 분석하고 규모를 결정짓는 성둘레와 성높이를 자세히 알아보고, 성벽의 기울기에 대해서 설명하겠다.
성곽의 규모
성곽은 방어시설이기 때문에 유사시에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여 효과적인 방비를 위한 성곽의 규모와 형식이 정해진다. 성곽은 기본적으로 적정한 규모와 외적이 성벽을 쉽게 넘거나 무너뜨리지 못하게 높고 튼튼하게 축조하여야 한다. 이러한 성벽을 축조하기 위해서는 방어에 편리한 성 둘레와 높이로 축조하고 성벽의 기울기도 가능한 수직에 가깝게 축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성벽을 수직에 가까운 급경사로 높게 축조하는 것은 많은 인력과 재료 그리고 숙련된 인력을 필요로 한다. 축성에 사용되는 성 돌의 형태와 석질에 따라서도 성벽을 높게 급경사로 축조할 수 있는지 여부가 정해진다. 규격이 둥글고 크기가 작은 성 돌을 축성재료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성벽을 높게 급경사로 축조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하천석이나 융기암인 역암 등과 같은 부재를 성돌로 사용한 경우가 보이는데 이러한 성벽은 높게 축조할 수 없다. 반면 재질이 단단하고 절리가 발달된 점판암과 같은 모서리가 살아있는 부재는 성벽을 급경사로 높게 안정하게 축조할 수 있다.
성 둘레
성곽의 규모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대상은 성 둘레와 성 높이라 하겠다. 이러한 성 둘레는 입보가 가능한 인원과 방어인력을 판단하는 등의 고려요소이다. 성곽의 둘레를 측정하는 기준은 어떠한 선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성 둘레란 성곽이 차지하고 있는 범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성벽과 성문 등을 포함하는 성 외벽을 따라 측정한 길이가 아닌가 여겨진다. 성둘레를 언급함에 있어, 성벽에서 외부로 돌출된 치나 옹성 등의 각종 부대시설까지 포함하는지 여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다만 축성 관련기록이나, 성벽에 남아있는 각자성석을 통하여 짐작케 한다. 성돌에 새겨진 내용은 축성담당자와 축성길이가 새겨져 있는 경우가 있는 바, 이를 통해 성 둘레는 성벽축조의 외벽 면을 따라 측정한 거리로 보인다. 그 외에 용도와 같이 별도로 성벽외부로 돌출되게 마련된 시설들이 성 둘레에 포함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어 좀 더 세밀한 검토를 필요로 한다.
성 높이
성 높이는 외적을 방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어력을 제공하는 기준이다. 가급적 수직에 가깝게 높게 축성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축성을 담당한 나라의 축성전통과 축성기술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여겨진다. 또한 당시 성곽전에서 사용되는 전술과 공성 및 수성화기 등에 영향을 받았다고 여겨진다. 앞선 시기의 성곽에서는 주로 간단한 개인화기에 의하여 성곽전이 이루어지게 되자 성벽을 높게 축조하여 성벽을 넘어 공격하기 어렵도록 성벽을 수직에 가깝게 높게 쌓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후 고려 말 최무선의 화약발명을 계기로 곡사화기인 화포가 실전에 활용되면서 성곽구조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즉 화포사용이 실용화되고, 그간 잦은 전란을 통하여 축성에 소요되는 인력과 물자를 고려하여 성 높이도 앞선 시기와 같이 굳이 높게 축조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여장 등 성곽의 각종 부대시설을 강화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여러 기록에서도 보여주듯이 같은 성곽이라도 축성되는 지형에 따라 방어력을 비슷하게 하기 위해, 산지와 평산 그리고 평지에서의 축조되는 성벽의 높이를 달리하였다. 즉 산지와 같은 자연지세가 방어에 유리한 경우에는 성벽을 낮게 하였고, 반대로 평지에는 성벽을 높게 축조하여 전체적으로 비슷한 방어력이 유지되도록 하였다. 산성에서는 계곡 등지에는 성벽을 높게 축조하였고, 지세가 높은 능선구간은 상대적으로 낮게 조성하였다. 즉 지세와 지형에 따라 성벽 높이의 차이가 보인다.
성벽의 기울기
성벽의 기울기는 성벽을 축조할 때 안정되게 기울여 쌓는 경사를 말한다. 기울기의 측정방법은 기저부에서 여장하단에 이르는 수직선에서 내측으로 기울어진 평균경사를 말한다. 경사는 당시의 축성기술과 사용된 성돌의 크기와 모양, 그리고 가공정도에 따라 다양한 기울기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축성형식은 대개 장방형의 깬돌이나 가공돌을 사용하여 성돌의 외면으로 노출되는 것을 기준으로 뒷길이가 길고, 횡으로 길이가 길며 상하두께가 얇게 놓는 평축형식이 기본이었다. 축성지점의 지반이 비록 경사진 곳이라 할지라도 성벽은 대개 지반의 기울기에 관계없이 평축하면서, 동시에 성 내측으로 퇴축하는 구조로 축조하였다. 퇴축을 통하여 매단 들여 넣은 깊이와 한편으로 성돌 자체를 배측으로 눕혀 축조함으로써 안정된 성벽이 되게 하였다. 성벽 기울기가 너무 완만한 경우에는 성벽의 안정성은 높으나,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낮아 굳이 석재로 된 석성을 축조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래서 성벽은 적정한 높이와 기울기로 축조하여야 방어력과 관리적 측면에서 가장 합리적이라 하겠다. 지금까지 성곽의 규모와 규모를 결정짓는 핵심요소인 성둘레, 성 높이, 성벽의 기울기에 대해서 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