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의 정의와 목적에 대해 알아보고, 다양한 축성 재료와 그 선택 기준, 그리고 석성의 우수성과 특징을 탐구해 보겠다. 특히 한국의 뛰어난 석조 기술과 지형에 따른 재료 선택의 유연성과 함께, 성곽 건축의 역사적 의의와 기술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
성곽의 정의
성곽이란 성벽을 비롯하여 성문과 전시에 필요한 성의 내외에 마련한 시설과 이에 따른 부대시설까지를 포함한다. 성곽은 외적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기 위한 방어시설인 동시에 성곽을 마련하여 둠으로써 적으로 하여금 침공하고자 하는 의지를 꺾기 위함에도 있다. 성곽은 성벽위주의 시설이어서, 좁은 의미에서 성벽을 성곽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성곽은 처음 축성한 후, 오랜 기간을 거치면서 필요에 의해 기존의 성곽을 이용하거나 증개축하여 활용한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성곽은 문화유산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수적으로도 가장 많아 성곽시설은 구조와 형식이 다양하다. 특히 성곽은 축성목적과 재료 그리고 축성지점의 지형에 따라 성곽의 구조와 형식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축성재료는 주로 나무, 흙, 돌 등의 전통적으로 주변에서 획득하기 쉬운 재료가 주로 사용되었고, 부수적으로 회와 철물 등이 사용되었다. 그 외 일부 성곽에서 전돌을 축성재료로 사용하기도 하였는데, 전돌은 전 기간에 걸쳐 활용되었던 재료라기보다는 조선시대 전후기 일정기간에 한시적으로 사용되었던 기록이 보인다. 현재 남아있는 전축성은 조선후기의 성곽이 남아 있으나, 기록상으로 조선전기에도 전축성이 축조된 기록이 보인다.
축성재료
중국문화권의 특징을 살펴보면, 중국은 전축, 일본은 목조, 한국은 석조건축물이 발달되었다는 특징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많은 우수한 석조구조물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성곽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축성기술은 이미 삼국시대에 마련된 성곽들을 통하여 세계최고의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국에 산재한 풍부한 화성암계의 절리가 잘 발달된 석재의 채취가 용이하여 어느 지역이든 축성하기가 편리한 여건이었다. 성돌을 채취, 운반이 어려운 곳에서는 축성재료를 굳이 돌로 하지 않고, 주변에서 획득이 편리한 재료인 흙이나 나무 등으로 성곽을 축조하였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암반의 산지에서는 흙보다 석재의 채취가 상대적으로 용이하여 이러한 곳에서는 석성으로 축조하게 되고, 반대로 평지에는 돌보다는 흙의 채취가 편리하여 토성으로 조성한 예도 보인다. 이와 같이 같은 성곽이라 할지라도 같은 재료로 축성하지 않고, 위치별로 축성의 편의성을 감안하여 다른 재료가 사용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축성재료로 석재를 가장 선호하였다. 석재는 가공이나 축조의 어려움이 있으나, 한번 석성으로 성곽을 축조하면 내구성이 좋고, 급경사로 조성할 수 있어서 이상적이라 여겼다. 그래서 많은 성곽이 처음 축성당시에는 책성이나 토성으로 축조하였다가 후대에 석성으로 개축된 사례가 많이 보인다.
석성
축성재료의 선택에서 석성은 채석이나 운반, 가공과 성벽축조에 많은 인원과 기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석성의 축조는 책성이나 토성에 비하여 쉽사리 정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석성은 다른 재료에 비해 내구성이 월등히 좋은 재료여서, 비록 토성에 비해 많은 수의 성곽을 석성으로 축조하였다고는 할 수 없으나, 현재 남아있는 대부분의 성곽이 석성이어서, 마치 모든 성곽이 석성으로 조성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연유로 일반적으로 성곽연구는 곧 석성의 연구처럼 인식되고 있다. 석성은 우리나라의 성곽을 대표하는 성곽으로 본 글에서는 주로 석성의 구조형식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성돌의 채취는 채석장에서 축성에 편리한 정도의 크기로 쪼개어서, 이를 축성지점으로 운반한 다음, 축성과정에서 적절히 가공하여, 높고 견고한 성벽을 축조해 올리게 된다. 이러한 석성의 축조방식은 오랜 경험과 기술력이 없이는 급경사의 견고한 성곽을 축조하기 어렵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온도 차가 심한 우리나라는 석재 이외의 재료는 동파 등의 현상을 감당하기 어려운 점도 감안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돌의 경우 축성재료로 사용할 경우 동파에 의한 피해가 심하다. 지금까지 성곽의 정의, 축성재료, 석성의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