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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체성, 여장

by 청귤청귤쥬스 2024. 10. 17.

성벽은 한국 전통 성곽의 핵심 구조물로, 시대에 따라 그 구조와 기능이 진화해 왔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체성(성벽의 주요 구조)과 여장(성벽 위의 낮은 담)을 포함하는 성벽 시설은 각 시대의 군사 기술과 전략을 반영하며 변화해 왔다. 이 글에서는 성곽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인 성벽에 대해 살펴보고, 성벽의 시설물인 체성과 여장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겠다.

 

성벽

 

성벽은 성곽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시설이라 할 수 있다. 성벽은 유사시를 대비하여 방어에 유리한 지형을 따라 마련한 방벽으로, 이를 마련함으로써 적은 인원과 장비로 많은 외적을 효과적으로 퇴치하고자 마련한 담벼락 시설을 말한다. 성벽은 엄밀한 의미에서 체성과 그 상부의 여장까지를 다 포함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성벽은 성곽의 핵심시설이어서 성벽은 성곽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체성과 성벽은 별도로 의미를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 같은 뜻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체성은 성근에 해당하는 기초 부분과 성신을 말한다. 체성에는 성벽하단이나 외부에 마련한 보축시설, 성 내외의 물을 원활하게 배수하기 위해 마련한 수문이나 수구, 그리고 일부 성곽에서만 보이는 시설이기는 하나 성벽에 가까이 접근한 적을 퇴치시키기 위한 현안 등 여러 구조물이 보인다. 그리고 성벽과 관련하여 여러 부대시설이 마련되었는데, 주요 부대시설로 치, 등성계단, 순심로, 암문, 용도, 포대, 초소건물인 군포, 성랑 등 다양한 시설들이 마련되어 있다. 성벽은 삼국시대 성곽의 성벽높이를 상대적으로 높게 축조하였던 것이 후대에 차츰 낮아지는 변화를 맞이하였다. 특히 고려 말 최무선이 화약을 발명하고 화포가 실전에 활용되자 앞선 시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성벽을 높게 조성하지 않는 대신, 성곽의 주요 부대시설인 치, 옹성, 적대 등 각종 시설을 잘 갖추게 되었다. 이는 전란을 통한 실전 경험과 축성에 소요되는 공력과 화포의 효과적인 활용 등 현실적인 성곽활용의 변화와 성곽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체성

성곽에서 가장 공력이 많이 드는 시설물은 체성으로 전시에 방어력을 제공해 주는 핵심시설이라 하겠다. 축성재료에 따라 나무로 둘린 경우는 책성 또는 목책성이라고도 하는데, 책성은 체성만 있고 여장이나 기타 부대시설은 마련할 수 없는 재료라 하겠다. 수적으로 가장 많은 흙으로 된 토성이라 할 수 있다. 일반토성과 토석혼축성으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토성에서 체성은 토루에 해당된다. 토루는 토석혼축 여부에 관계없이 외벽면이 흙으로 마감되어 있는 구조이다. 토성의 성벽상단에 여장을 마련하여 유사시에 활용하였음을 알 수 있으나, 잔존한 여장의 유구가 뚜렷하게 토성의 여장구조를 알기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 석성이나 전성은 재료의 내구성이 큰 재료의 특성으로 인하여 체성은 물론 여장까지 비교적 잘 살필 수 있는 여건에 있다. 삼국 이전에 마련된 성곽시설은 유적을 통하여 원시적인 방책시설이 확인될 뿐 이렇다 할 연구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고구려, 백제, 신라 등 삼국시대의 성곽은 문헌기록과 당시의 성곽이 많이 남아 있어, 발굴조사나 성곽정비 등을 통하여 그간 성곽의 시대별, 국가별 축성구조의 특징을 언급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동일한 성곽임에도 불구하고 축성시기, 지형여건 등 여러 여건에 따라 다양한 축성이 이루어졌고, 실제 발굴조사를 통하여 층위별로 축성시기와 축성을 한 나라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신중한 검토를 필요로 한다.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삼국시대의 전투는 대부분 성곽전이었다. 당시에 활용되었던 전술과 무기를 보아 축성은 주로 지세의 이점을 이용한 산성 위주였다. 이를 위해 높은 성벽이면서 동시에 성벽을 수직에 가깝게 급경사로 조성한다면, 가만히 두어도 침입이 어려운 난공불락의 요새화가 되는 성곽을 축조하고자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시대별 나라별 성곽의 구조와 형식은 당시의 활용한 전술과 공성 및 수성의 무기의 특성과도 많은 관련을 가지면서 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성벽높이는 축성에 사용된 축성재료의 특성에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여장

여장이란 체성 위에 쌓아올린 낮은 담을 말한다. 여장은 타, 첩, 타첩, 첩원, 여첩, 여성, 치첩, 회장, 비, 여원, 성가퀴, 여담, 첩담, 궁가 등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성 위에서 몸을 숨기고 화살을 막아주는 시설이기 때문에 “살받이터”라고도 한다. 현재 널리 호칭되고 있는 여장이란 용어는 조선왕조실록 태종 15년의 기록에서 보이는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 초기부터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장의 축조재료는 체성과 마찬가지로 주변에서 획득하여 사용하기 편리한 나무, 흙, 돌, 그리고 전돌 등이었다. 특수한 예로 여장의 옥개에 일부 기와가 사용된 경우도 보인다. 조선조 후기에는 전돌이 성곽에 많이 사용되면서 전돌로 된 여장이 많이 남아있다. 전축의 여장은 순수하게 전돌로 된 여장과 전돌과 석재를 함께 사용한 두 가지 형태가 보인다. 일반적으로 여장은 체성 위에 마련된 담장형식의 부속시설로 보는 측면이 있으나, 실제로는 체성에 뒤지지 않는 가장 기본적인 중요시설이었다. 대개 산성의 경우 불과 1~2미터 정도의 낮은 형식적인 체성을 마련하고, 그 위에 여장을 마련한 경우가 많이 보인다. 여장구조는 체성의 외벽에 나란하게 연장되는 형식으로 마련하였다. 그래서 여장이 마련됨은 외부에서 볼 때, 성벽의 높이가 더 높게 보이게 하고, 성 내부의 활동도 은폐되게 함으로써 적에게 심리적인 위협까지 주는 중요한 시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