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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석기초, 말뚝기초, 석축기초, 암반기초

by 청귤청귤쥬스 2024. 10. 29.

이전 글에서는 성곽 건축의 기초형식 중에서 판축기초, 보토기초, 잡석기초, 적심석 기초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장대석기초, 말뚝기초, 석축기초, 암반기초 등 네 가지 기초 공법의 특징과 시공방법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이를 통해 당시 지형과 환경에 따른 맞춤형 축성 기술의 발달을 확인할 수 있다.

 

장대석기초

 

석성이나 전성 등의 성벽하부의 구조물이나 궁장 등 중요한 구조물의 하부에 규격이 큰 장대석을 수평으로 걸쳐 상부하중이 장대석으로 통하여 지반에 균등하게 넓게 전달되도록 하는 기초방식이다. 또한 장대석은 구조물을 튼튼하게 함과 동시에 외관을 아름답게 하는 목적으로도 사용되었다. 주요 건물의 기둥주초를 잘 받치기 위해 마련한 기초보강방식으로 주초아래에 장대형의 석재를 1단이나 2단으로 겹쳐 사용하는 예가 조사되었다. 장대석을 2단으로 겹쳐 사용하는 경우는 우물 정자 형식으로 하였는데, 주로 중요한 구조물인 문루나 궁궐의 중요 건물의 초석아래 기초형식으로 한 예가 보인다. 그 예로 경복궁의 강령전기초, 덕주산성의 북문 문루의 초석의 하박석 등이 보인다. 그 외에도 기초지반에 장대석을 1~2단 정도 수평으로 걸친 다음 그 상부에 막돌이나 사괴석형의 석재를 사용하여 축조한 담장의 예가 보인다.

 

말뚝기초

 

축성지점이 습지나 저지대로 지하수위 아래에 생나무 말뚝이 썩지않는 원리를 이용하여 특별한 모양이 없이 촘촘히 박아 지지력을 보강하는 방식이다. 말뚝의 굵기에 따라 말뚝간격이 다소 차이를 보이나, 일반적으로 1~2척 간격으로 촘촘히 박아 점질토의 지지력이 약한 지반침하에서 상부구조물의 지반침하를 막는 방법이다. 이러한 나무말뚝기초는 성벽뿐만 아니라 교량, 그리고 연지 등 수중 또는 수변에 마련되는 시설에는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현재 발굴된 것을 보면 말뚝직경은 15~23cm의 목재가 많이 사용되었다. 말뚝 한 개의 지지력은 별로 크지 않는데, 말뚝을 여러 개로 좁은 간격으로 설치한 것을 보면 말뚝의 선단지지력을 이용하기보다는 말뚝의 마찰력을 이용한 기능이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석축기초

 

계곡이나 축성지역이 계곡 등으로 성벽을 얕게 조성하여 축조하기 어려운 곳은 별도로 성벽높이를 감안하여 일정한 높이로 석축기단을 마련한 다음 그 위에 성벽을 축조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남한산성 제2옹성기단, 강화돈대 계룡돈대 등지에서 보인다. 석축기초는 축성되는 성벽과 같이 낮은 지반 깊은 곳에서부터 축조해 올린 기초방식이다. 별도의 축성기초형식이라기 보다는 기초지반 단단한 부분까지 터파기를 한 다음 심층지반 즉 땅속 깊은 곳에 기초를 두고, 지상에 축조하는 성벽구조를 지반이 단단한 곳에서부터 지반 내의 구조물인 기초를 기존 성벽과 같은 형식으로 올린 기초를 말한다. 이러한 형식은 축성한 다음 지반 일부를 덮어 둠으로써 마치 성벽이 땅속으로 연장된 성벽형식처럼 보기도 한다. 이는 성벽의 축성지접이 평탄하지 않은 요철이 많은 산지에서 그 예가 다수 보인다. 대표적인 예로 서울성곽의 흥인지문의 옹성, 남한산성의 계곡지역에 마련된 성벽 중 요철이 있는 굴곡진 지반을 가로지르는 성벽의 경우, 계곡진 곳의 성벽은 부득이 지반여건상 땅속 깊숙한 곳에 기초를 두고 축조해 올린 다음 그 성 외부를 적절하게 되 메우기 한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이때 지반 깊숙한 부분의 단단한 지반에서 축조해 올림으로 지대석은 지반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 원성벽지반이 지반 하 기초지역으로 오해되는 경우가 많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노출시키려 함은 옳지 않다.

 

암반기초

 

산성인 경우 기존의 암반을 많이 이용하였고, 평지성에서도 암반이 있는 곳은 이용하려 하였다. 산성이 위치는 능선을 따라 축성하게 마련인데, 축성구간에는 지형여건에 따라 기초시공의 방식도 다르다. 암반지대에 축성은 암반을 얼마간 정지작업을 한 다음 그 위에 성 돌을 쌓았다. 큰 돌이나 암반으로 되어 있는 구간의 성벽기초는 암반을 파내거나 깨트리지 않고 활용한 것을 볼 수 있다. 즉 성 돌의 기초를 자연암반의 생긴 모양대로 그랭이를 하거나, 일부는 지반의 암반층을 "ㄴ"자로 따내기 하거나 계단식으로 층단 따내기를 한 다음 성 돌이 바깥으로 밀려나지 않게 축조한 형식이 산성은 물론 도성 및 읍성에 이르기까지 많이 보인다. 이와 유사하게 기존 암반지반을 최대한 살리면서 이용한 예가 곳곳에 보인다. 축성에 편리하도록 암반을 부분적으로 절취하거나 성 돌이 슬라이딩(Sliding)을 일으키지 않도록 조성하였다. 이와 같이 암벽을 절취해 내는 방식은 많은 공력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 가장 안정된 기초라 하겠다. 지금까지 성곽의 여러 기초형식 중 장대석기초, 말뚝기초, 석축기초, 암반기초의 특징과 시공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