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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설치위치와 관련시설, 형태

by 청귤청귤쥬스 2024. 11. 8.

치란 성벽에 돌출시켜 쌓은 구조물로, 적의 접근을 조기에 관측하고 전투 시 3면에서 공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설이다.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며, 삼국시대부터 중요하게 여겨졌다. 이번 글에서는 치의 정의와 목적, 설치되는 위치와 관련시설, 다양한 형태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다.

치란 성벽에 돌출시켜 쌓은 구조물로 적의 접근을 조기에 관측하고 전투 시 성벽으로 접근하는 적을 정면과 양쪽 측면, 즉 3면에서 공격하여 격퇴할 수 있도록 성벽의 일부를 돌출시켜 쌓은 시설이다. 치는 여러 명칭으로 불렸는데 일반적으로 치성, 곡성, 성두, 적대, 옹성 등으로도 불린다. 특히 치를 화성성역의궤 상에서 언급한 적대는 성문좌우의 치를 말하는데, 왕조실록 등 각종 기록으로 보아, 치를 적대라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적대와 치가 같은 의미로 많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곡성이라는 용어도 치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그 외에 곡성은 지형상 돌출된 성벽구간을 곡성이라 언급하기도 한다. 즉 산성에서 자연지세에 따른 성벽의 형태가 돌출된 곡면을 지닌 성벽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 치를 두는 목적은 일반적으로 성벽이 직선으로 조성된 경우 성내의 성상에서 성벽 아래 바짝 붙은 적을 효과적으로 공격하기 어려우므로 적을 측면에서 사각으로 공격하기 위한 시설이라 하겠다. 그래서 방형의 치는 돌출된 치의 정면보다 돌출된 측면의 길이가 긴 경우가 많이 보인다. 모든 성곽에 치는 기본적으로 마련되는 시설의 하나이다. 치는 삼국시대부터 그 기능이 중시되어 치를 이용하여 전투 시에 효과를 발휘하였다. 우리나라의 성에서는 대대로 치를 중요하게 취급하였는데, 도성, 읍성을 비롯하여 산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성곽에 두루 적용되었다.

설치위치와 관련시설

산성의 경우 주로 성벽과 능선이 교차되는 높은 지점에 치를 만들었다. 지세가 주변보다 높고 성벽 밖으로 돌출되어 있어 성 아래와 측면을 잘 살피고 공격할 수 있게 한 시설이라 하겠다. 다만 지형에 따라 성벽이 굴곡져서 외부로 돌출된 지형에 축조한 성곽은 굴곡진 성벽이 치의 시설을 대신하는 경우에는 굳이 치 시설을 마련하지 않았다. 그러나 평지성에서는 산성보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치가 설치되었다. 치의 형태에 따라 달리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방형으로 된 치가 많으나 일부성곽에서는 반원형으로 된 형식도 보인다. 그 외 자연 지세를 따라 축성된 산성에서 지형 형상을 따라 곡선형으로 조성된 것은 곡성 이라고도 한다. 곡성은 산성에서 지형 여건상 부득이 마련된 형식으로서 그 예가 많으나, 대표적인 예로 서울성곽의 북악산 동측과 북한산성의 동장대일대 등지에 마련된 자연 지세를 따라 주머니 형태의 돌출성벽형식의 곡성이 보인다. 치 시설 위에 다락집이 있는 경우를 포루 또는 적루라고 한다. 위에 집을 짓는 것을 포루라 하고, 성 안쪽에 짓는 집을 포사라고 하였다. 포사에는 상비 군사를 두고, 수시로 포루에 올라가 적정을 살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남아 있는 삼국시대의 유구는 보이지 않으나 고구려의 성곽도가 그려진 벽화에는 포루가 보인다. 치에 포를 설치하는 경우에 포루, 석루라고도 하였으며, 도성이나 읍성의 모퉁이나 돌출된 곳의 치에 누각을 설치한 것은 성우, 궁우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그 외 토성에도 치첩이 기울고 무너졌다고 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축성재료와 관계가 없는 듯하다.

형태

평남 순천군의 고구려의 벽화고분인 요동성총의 성곽도에는 치인지 여장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벽화의 전반적인 내용으로 보아 여장이라기보다 다양한 형태의 치를 표시한 벽화로 여겨진다.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치로 보아 당시의 발전된 성곽의 예라 하겠다. 국내성의 성벽에는 일정한 거리를 사이에 두고 치가 설치되었는데, 현재 북쪽성벽에 8개, 서남, 동쪽 성벽에 각각 2개씩 도합 14개의 치가 남아 있다. 치의 크기는 다 같지는 않으나 평균 너비가 6-8m, 길이가 8-10m이다. 성의 서북 모서리와 서남 모서리, 동북 모서리에는 각루의 흔적이 보인다. 고구려 성의 치는 크기가 정면 3-5m, 길이 5-9m 정도가 많다고 하였다. 단양의 온달산성의 북문 동측 치는 정면 5.5-5.8m, 길이 6.3m 내외로 조사되었고, 아차산 4보루 아차산 시루봉 보루의 경우 성둘레가 200m 미만의 작은 보루성이나, 치가 4~5개씩 존재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는 치가 발달된 성곽임을 알 수 있다. 치의 크기는 정면과 측면이 각각 6.0m 내외의 정방형에 가까운 형식이다. 고려시대의 도성인 개성에서는 상하의 폭이 다소 차이를 보이기는 하나 폭이 5.5m 내외이고, 길이는 3-7m 되는 다양한 길이가 조사되었다. 지금까지 치의 정의, 설치위치와 관련시설, 형태에 대해 알아보았다.